‘전도자’는 ‘설교자’ 또는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전도자는 다윗의 가르침을 받고 자란 아들이었고 이제는 예루살렘의 왕입니다. 백성을 가르칠 무거운 책임이 그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헛되고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슨 유익이 있는가?”라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할 지도자가 무력한 탄식으로 가르침을 시작한다는 것이 충격입니다. 하지만 그의 탄식이 무책임한 탄식은 아닙니다. 오고 가는 세대의 역사를 충분히 살펴보았고 해와 바람, 강물의 흐름 등 자연현상을 세심하고 진지하게 관찰한 결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전도자는 대략 연구한 후, 감정적이고 주관적으로 결론 내리는 무책임한 지도자가 아닙니다. 만물과 자연현상을 엄밀하게 살펴 백성을 바른 길로 이끌어 가기 위해 가감 없는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철저하게 관찰해보아도 만족이 없고 들은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허무함을 고백합니다.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이렇게 말할 수 없는 절망감을 토로합니다. 이전 세대의 노력을 다음 세대가 기억하지도 못하니 남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허무와 절망의 탄식으로 가르침을 끝내려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것을 깊이 인정하는 그 지점에서부터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 영원한 것을 추구하며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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